인공지능(AI) 기술이 비즈니스의 핵심 원동력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AI 서비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스타트업과 실무자들이 반드시 숙지해야 할 법적 안전망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강연이 열렸다. 지난 9월 2일 경기스타트업캠퍼스에서 개최된 제7회 판교 퇴근길 밋업에서 법무법인 민후의 양진영 대표변호사는 AI 시대, 스타트업이 알아야 할 법률 이슈를 주제로 심도 깊은 실무 가이드를 제공했다.
양진영 변호사는 올해 1월 22일 세계 최초로 시행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인공지능기본법)의 핵심 내용을 짚으며 강연의 포문을 열었다. 양 변호사는 법적으로 AI 자체에는 법인격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발생한 법적 책임은 개발자나 서비스 제공자, 이용자 등 인간에게 귀속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AI 사업자를 개발 사업자와 이용 사업자로 구분해 설명하며, 특히 보건 의료, 채용, 금융 등 사람에게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고영향 AI 사업자의 경우 위험 관리 체계 구축과 안전성 확보 조치, 그리고 사람의 관리 감독 등을 담은 안전신뢰 문서를 작성해 보관해야 하는 법적 책무가 따르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이어진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 세션에서 양 변호사는 실무진들이 가장 고민하는 데이터 활용 리스크를 다루었다. 그는 학습을 위해 수집된 데이터는 익명화와 비식별화 처리가 원칙이나, 기업들의 실무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개정된 개인정보 보호법상의 추가적 이용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LLM 성능 개선을 위해 입력된 프롬프트를 학습 데이터로 재사용하거나, AS 채널 상담에 기존 정보를 활용하는 등 정보주체의 이익에 부합하고 합리적 관련성이 있는 범위 내에서는 별도 추가 동의 없이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자동화된 인공지능 결정이 개인의 권리나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때 정보주체가 이를 거부하거나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저작권과 학습 데이터 이슈와 관련하여, 양 변호사는 AI가 독자적으로 만든 결과물 그 자체에는 원칙적으로 저작권이 발생하지 않으며, 개발사의 약관에 따라 보통 프롬프트를 입력한 이용자에게 결과물에 대한 소유권이 귀속된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유명 화풍(스타일)의 모방 자체는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인 표현이 아닌 아이디어에 해당해 침해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다른 저작자의 창작물을 무단으로 수집해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크롤링 행위는 여전히 법적 리스크가 높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국내 방송 3사와 네이버 간의 소송, 게티이미지와 스테이블 디퓨전 간의 소송 사례를 들며 학습 데이터 침해 입증의 중요성과 분쟁 예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양 변호사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AI 에이전트와 같이 자율성이 높은 신기술 서비스는 사전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시나리오를 꼼꼼히 점검하고 계약서를 체계적으로 작성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정하는 것이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지키는 핵심 열쇠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