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기업 잎스(EAPS, 대표 박승권)는 환경센서와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하여 자원순환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설립 초기 3년간 실내공기질과 라돈 측정 기술을 개발하며 쌓아온 광학센서 및 데이터 처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립 4년차부터 이를 재활용품 자동선별 분야로 확장했다.
이들의 핵심 성과물인 자원회수 솔루션 모이지(Mo-EZ)는 기존 단일투입형 회수기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처리속도와 라벨 훼손 시 인식 오류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기존의 저가형 카메라 기반 장비나 바코드 인식 시스템은 오염이나 형태 변형에 취약했으나, 잎스는 재활용 플라스틱이 가진 고유의 파장 특성을 판별하여 정확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모이지의 이름은 더 쉽게 모은다는 뜻인 영문 더 모어 이지(More Easy)와 한국어 모이지의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장비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가 페트병과 빈 음료 용기를 귀찮게 한 개씩 넣고 기다릴 필요 없이, 여러 개의 용기를 한 번에 쏟아붓는 벌크투입 방식을 유럽 모델에 맞춰 구현했다는 점이다.
투입된 용기들은 회전디스크와 V형 컨베이어를 거쳐 자동으로 정렬된 후, 자체 기술로 원천 개발한 AI 분광센서를 통해 재질과 오염 상태가 신속하게 판별되고 압착되어 물리적으로 선별 저장된다. 특히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수입산 초분광카메라를 단순히 구매해 조립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잎스는 재활용 판별 목적에 특화된 다채널 광학 센서 하드웨어와 신호처리 회로, AI 알고리즘을 독자적으로 개발 및 통합하여 장비 가격을 유럽 경쟁사 대비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획기적인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이 기술의 핵심적 가치는 눈으로 구분할 수 없는 투명 플라스틱 재질까지 구별한다는 데 있다. 수작업이나 일반 카메라로는 판별이 불가능한 아크릴계(A-PET)와 탄산음료용(C-PET) 투명 페트, 그리고 PP나 PS 등 다양한 플라스틱 재질을 고유 파장 분석을 통해 정밀하게 선별해 낸다. 현재는 분리배출이 정교하게 되지 않아 kg당 약 80원에 거래되는 혼합 플라스틱이 잎스의 기술로 고순도 선별을 거치게 되면 kg당 1,000원 이상의 고부가가치 재생 원료로 가치가 상승하게 된다.
현재 모이지는 수원 KT 위즈파크 야구장, 한국도로공사 휴게소, 판교 스타트업캠퍼스, 인천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주요 공공시설 및 다중이용시설에서 PoC(개념검증)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잎스는 향후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빌트인 형태로 대량 처리가 가능한 백룸 기술과 재활용 선별장 플랜트 전용 대형 선별 시스템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실증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잎스의 이러한 독보적인 자원 회수 솔루션은 해외 시장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경기도 유망 기후테크 기업으로 선정된 잎스는 미국 보스톤 클리마테크(ClimaTech) 전시회에 참가하여 현지 바이어들로부터 도입 문의와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잎스는 올해 4월 아시아 최초로 국가 단위 DRS(보증금환급제도)를 도입한 싱가포르와 고품질 재활용 인프라 수요가 큰 일본을 우선 타깃으로 삼아 아시아 및 유럽 DRS 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2025년 약 3억 9천만 원의 매출로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한 잎스는 2026년 매출 2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5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통해 글로벌 인증과 양산 체제 구축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정부 주도의 국가 단위 다기관 PoC(개념검증)를 통해 표준 성능데이터를 완벽히 확보한 후, 이를 영문 표준자료로 가공해 글로벌 공공 조달 및 현지 유통 파트너십 체결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