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민규 폴리곰 CTO
한 장의 사진으로 3D 인체를 구현하는 기술로 패션 산업의 콘텐츠 제작 방식을 바꾸는 스타트업이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폴리곰(POLYGOM)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출신 AI 연구진이 창업한 3D 비전 스타트업으로, 정밀한 인체 복원 기술을 통해 패션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폴리곰은 2024년, KETI에서 오랜 기간 함께 연구해온 AI 전문가 3명이 모여 설립했다. 박민규 CTO는 “10년간 연구해온 3D 비전 기술을 이제 실제 산업에 적용할 때가 왔다”며 “AI가 ‘plausibility(그럴듯함)’에 머물지 않고 ‘accuracy(정확성)’에 집중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구글·메타 등 글로벌 대기업들도 유사한 기술을 연구 중이지만, 우리는 패션 전용 인체 데이터셋을 수만 건 규모로 자체 구축해 정밀도 면에서 차별화됐다”고 설명했다.
폴리곰은 ‘그럴듯한 이미지’가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를 만드는 AI를 지향한다.
폴리곰의 핵심 제품은 ‘3D 기반 멀티포맷 패션 콘텐츠 제작 솔루션’이다. 기존 패션 업계는 모델 섭외, 스튜디오 대여, 후가공, 리터칭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폴리곰은 이를 AI와 자동화된 다중시점 카메라 시스템으로 단축했다. 스튜디오 1대 기준 하루 최대 240벌의 의류를 처리할 수 있으며, 생성된 결과물은 룩북, 디테일컷, 동영상, 3D 모델 형태로 동시에 제공된다.

제공-폴리곰
박 CTO는 “기존 생성형 AI는 질감이나 색감을 왜곡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폴리곰은 원본 소재의 질감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다”며 “특히 정확하고 재활용 가능한 패션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도매업자와 소호몰을 위한 ‘판매자 전용 페이지’도 제공한다. AI가 자동으로 의류 카테고리와 속성을 분류하고, 배경·모델을 교체하거나 다른 시점으로 다시 생성할 수 있어 시즌별 리촬영 없이 ‘AI 리패션’이 가능하다.
폴리곰은 현재 인도, 일본, 한국에서 PoC(개념검증)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인도 시장에서의 프로젝트는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내년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박 CTO는 “패션 브랜드는 글로벌 확장을 위해 각 시장의 문화적 감수성을 반영해야 한다”며 “AI 모델이 국가별로 피부톤, 체형, 외형을 자동 현지화하도록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B2B 중심으로 운영 중이며, 향후 SaaS 형태로 확장해 API 기반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인도 및 동남아 도매 시장을 겨냥한 AI 포토부스·NeRF 스튜디오 구축을 통해, 지역 브랜드의 디지털 콘텐츠 제작 효율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박 CTO는 “패션은 트렌드가 빠르고 콘텐츠 주기가 짧은 산업인데, 여전히 촬영은 2~3주가 걸리고 수백만 원의 비용이 든다”며 “우리는 이를 ‘15분 제작, 수초 내 프리뷰, AI 자동 보정’으로 바꿔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폴리곰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명확하다. 높은 고정비용, 느린 제작 주기, 재활용 불가능한 콘텐츠, DB 기반 관리 부재 등 패션 산업의 구조적 비효율이다. 이들은 기술을 통해 시간, 비용, 리소스를 동시에 절감하는 새로운 콘텐츠 제작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박민규 CTO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AI가 만든 이미지는 이제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폴리곰은 그 ‘이미지 너머의 정확함’을 추구합니다. 정확한 질감, 정밀한 형태, 그리고 인간적인 사실감 그것이 진짜 3D 콘텐츠의 시작입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폴리곰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테크노밸리혁신단이 주관하고 와이앤아처(Y&ARCHER)가 운영하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팅(AC)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입주 공간 제공부터 해외 시장 진출 컨설팅, IR 피칭 훈련, 글로벌 데모데이 참가 지원 등 실질적인 성장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판교 스타트업캠퍼스를 거점으로 운영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참여 기업들은 해외 진출 전략 수립과 투자 유치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맞춤형 트레이닝과 현지 시장 진입을 위한 전문가 네트워크 연계를 통해 글로벌 확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